경영대 동문, 자랑스러움 한편 채찍/격려 느낌

2021. 2. 15. 11:06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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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받아서 읽게 되엇는데

그야말로 읽힌다

 

하고싶은게 따로 있는데, 

아마도 긴긴 시간 갈등요인으로 작용햇던 이슈

그런데 어제 받은 그 친구의 글을 보면

그건 변명에 불과할 수 있음이 너무 분명해 보인다

정말 하기 나름이다

오히려 구태의연한 틀에박힌 사고에 얽메였던것

그것이 탄로나는 국면 아니겠나 싶다

 

오늘 아침에, 사실은 어제 저녁부터

오랜만에 내가 대학시절에 자랑스럽게 소장했던 브리타니카, 컴퓨터 부문, 정보처리 부문을 좀 봤고

오늘 아침에는 1973년에 간행되었던 태극출판사의 대세계백과사전 14권중

과학과 기술편, 그나마 잘 보지 않았던 것들인데 보게 되면서

이제는 한참이나 나가버린 

인터넷 네트워킹, 본체/단말기, 중간 서버 등의 연결고리를 좀더 이해하려고 보다가

보니까, 초판은 1973년에 간행된 백과사전이고

브리타니카도 별권으로 수록된 시대의 내용이 아마도 1978년쯤이니까

어쨋든 80년대 대학생활했던 사람에게 자연스레 70년대 도서들이 있었으려니

 

불현듯, 동창의 찬란한 글을 보다 보니까

이래 저래 생각도 느낌도 난ㄷ

지금 이순간 소중하고

등산로에서 한발 한발 내딛는 시간도 극히 소중하리니

지금 70년대를 이어 80년대, 그리고 

90년대 넘어 2000년대와 2010년대를 건너면서

이제 새로이 2020년대를 맞이하면서 

마음을 새로 잡고 

넉넉한 마음으로 

창의적인 마음으로 나가고자 한다

 

동창이 두번째 보낸 글을 여기에 첨부한다

새벽 네시 ㅡ 어제 새벽 세시부터 하루 종일 지리산 종주하느라 피곤한 몸을 억지로 끌고 천왕봉을 항한 지 한 시간이 지났다. 서서히 몸이 내 의지에 순응하며 출발 전 천근만근이던 근육 저항이 점차 사라진다.
지리산의 땅과 숲은 아직 어둠이 가득하지만 검은 하늘은 굵은 별빛으로 가득하다. 수 많은 별이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서 검은 밤 하늘에 설레임을 보낸다. 달도 가느란 초승달로 하늘을 온전하게 별들에게 양보한다.
갑자기 내면의 어딘가에서 행복감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내 존재의 환희가 크게 느껴지고 지금 이 순간 내가 완벽하게 행복한 상태라는 자각을 한다.

그동안 제대로 자극을 갖지 못했던 세포와 장기가 이른 새벽 엄청난 압박을 받고 온몸의 이곳 저곳에서 발아하는듯 하다.
모처럼 느껴 보는 깨어 있고 살아 있다는 절절한 느낌이다.
어제 세석 산장 도달하기전 힘든 산행으로 입에서 단내음이 가득했다. 내 몸이 견디려고 저장해 놓은 포도당을 장기에 마구 내 뿜었고 내 혀가 그것을 맛보는 것이다. 육체의 곳곳에서 에너지를 달라고 아우성치는데 먹는 것이 부실하니 몸은 스스로 방어 시스템을 작동한 것이다.

바람이 나무에 세차게 부딪치며 파도 소리가 일어난다. 어둠이 별빛에 무너지고 죽어가며 나무와 바위에 형태를 남기며 새벽의 침묵을 무너트린다. 

내면에서 강력하게 솟아나는 행복감은 내 몸을 휘감은 후 지리산 검은 숲을 향하고 저 멀리 별들의 세계로 향한다.

지리산은 크고 길고 깊다. 북한산 능선길이 10키로 정도인데 30 키로니 3배나 길다. 높이도 1915 미터이니 2배 이상 높다. 

지리산 대장봉인 천왕봉은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만약 남쪽 노고단에서 출발했다면 지속적으로 천 미터가 넘는 열개 이상의 봉우리를 거쳐야 한다. 
장터목 산장에서 촛대봉을 거쳐 천왕봉에 오르는 길은 마치 천왕이 자기의 높은 위상을 함부로 범접하지 못하게 하려는 듯 가파른 바위길로 연달아 경계를 쳤다.
나는 그 길을 뚜렷한 철학 없이 오른다. 그냥 지리산에 왔으면 무조건 천왕봉을 보고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는것이다. 그 건 내 삶의 방식이다. 산에 오르면 무조건 정상까지 간다. 직장에서는 나 아닌 외부 요인이 크게 작동을 하지만 산 정상을 오르는 것은 전적으로 내 몫이다. 존재의 강렬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포기 할 수 없다. 네 발로 기고 숨이 차서 심장이 터지더라도 누구에게 대신 해달라고 할 수 없는 순전한 내 일이다.

지난 주 설악산 등산도 마찬가지였다. 출발전 맨발로 대청봉 정상에 오른다고 각오했다. 그런데 막상 새벽3시에 맨발로 땅을 밟으니 등산로의 돌과 흙이 얼음장처럼 차갑다. 간밤에 내린 비로 곳곳이 질척 거리고 등산로 돌들은 미끄러웠다.
기온이 내려가 대청봉을 한시간 남겨놓고 발이 얼기 시작했다. 당장 신발을 신지 않으면 동상에 걸릴 수 있다고 내 발이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낸다. 그러나 나는 발의 신호보다는 사고의 결단을 선택한다.
잠자코 있으라고 발에 명령을 내린다. 둘이 지속적으로 싸우느라 육체와 정신이 힘든 상황에 부딪쳤다. 
그러다 생각을 바꿨다.
자꾸 이렇게 싸우면 대청봉을 오르는 아름다운 순간이 사라지고 내면의 갈등으로 고통스런 추억이 될 수 있다고. 
발이 뭐라고 하든 나는 기쁨을 느껴야 한다. 강렬한 의식은 육체의 고통을 잊게하거나 견딜 수 있는 힘을 준다. 한 시간 내내 의식적으로 기쁨을 느끼려고 나를 몰아세웠다.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 모두가 두툼한 옷으로 싸맸으나 나는 드디어 반팔과 맨발로 대청봉 정상을 올랐고 고통속에서도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체험을 했다.

천왕은 세찬 바람으로 정상에 오른 사람을 냉정하게 맞이한다. 부지런한 등산객 십여명이 이미 여명을 향하여 서 있거나 정상의 바위들 사이에 앉아 있다.
천왕이 남한 육지에서는 가장 높으니 지상의 모든 것을 굽이본다. 내가 천왕보다 높이 섰다. 그 높이 에서 나도 애타게 동쪽 여명을 본다. 마치 세상은 동쪽 하늘 만 있어야 한듯 모두가 그곳만 쳐다본다. 그 동쪽의 여명과 일출이 새로운 시작이고 고통의 끝이다. 모든 고통과 고난을 끝내고 희망과 소원의 등불이다.

어젯밤 별빛을 보던 누군가가 내일 일출은 완벽할 것이라고 했는데 정말 오늘은 최고의 일출 조건이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는 지리산 제1경인 천왕봉 일출의 대 장엄이 시작 되었다.
벌써 천왕은 백명 이상 산꾼의 소원을 품고 있다. 모두가 두 손으로 스마트폰 및 카메라를 붙잡고 셧터를 쉼없이 누른다. 일출을 수없이 보았지만 이번 일출은 지금까지 본 모든 일출을 합한 것 보다 장엄하다. 삼십여분 남짓 지상 최대의 쇼를 펼친다. 감탄사가 사방에서 나온다. 천왕과 별빛이 자리를 마련한 후 동쪽 하늘 끝을 가득 채운 붉게 물든 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분홍색 얇은 비단 뒤에서 모든 생명의 원천인 그것이 드러난다. 그것이 나온 순간 세상은 완벽하게 변한다. 그것은 굽이 치는 저 산들과 회색 빛 강물과 들판에 그리고이곳 천왕에도 어둠의 찌꺼기를 한순간에 몰아내고 눈부신 빛을 쏟아낸다.
환희의 대 서막이다.
이땅에 기쁨과 사랑이 가득하여라!

ㅡ서울행 버스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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