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 찢는 습관들 이해되는 것 같다

2024. 3. 17. 14:28생각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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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찢는 습관들 이해되는 것 같다

 paulcjkim  방금 전

소위 글쟁이들

소설가등은 원고지를 쓰고 찢고 하느라 방 한구석이 지저분하게 쌍여있는 모습들이 연상되었었다

김훈씨 경우에는 지금도 연필을 깍아서 쓰고, 지우개도 같이 사용하면서 원고지에 글을 올리는 것으로 아는데, 그분 역시 작업실에는 찢어진 원고지 쌓여있는 것 같더라

나만해도 타자 시대를 넘어, 아마도 데스크탑으로 원고 작성하는 시대인 것 같아, 원고지를 사용했던 기억도 거의 없거니와, 지우개 사용할 일도 없었으니 원고지 찢을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프린트해서 원고를 다시 한번 보게 되고,

거기에 색연필로 표시해서 수정할 것 하곤 하는데, 그러다 보니 프린트물이 찢어져 버려지는 일은 꽤 보인다

그런데 오늘 언뜻, 글장이들이 원고지 찢는 이유가 느껴진다. 아마도 앞서 썼던 내용에 구속되기 싫고,

자꾸 앞에 썼던 내용을 재활용하고픈 유혹에 휘둘리기 때문에

그걸 통째로 버리기 위해서

나쁘게 말해보면, 뭔가를 버리지 못하고, 미련으로 써먹으려고 하는

그런 별로 좋지 못한 습관을 버리기 위해서 원고지를 찢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또 쓰는 것이다

같은 주제, 같은 내용을 다시 한번 맨땅에서 새롭게 써보면서

아마도 수십번도 써보면서, 내용이 전달되도록

소통의 효과를 재미있고도 극대화시키도록 자기를 훈련하는게 바로 이

원고지 찢기의 과정 아닌가 싶은 생각이 불현듯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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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제 소위 챗지피티 등 인공지능으로 비슷한 내용의 복제는 엄청난 파워와 영향력을 갖게 된 세상에서

원고지에 적어가는 자기의 이야기나

나름 relevancy 찾아가는 스토리 작성하기는 새로운 도전을 겪을 것 같은데

근래 일이 있어, 이렇게 한두주 정도는 계속 내용을 가다듬는 일을 해보면서

원고지 쓰는, 글쟁이들의 애환이 조금은 느껴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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