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층산 - 굴뚝청소부 - 이진경

2024. 3. 3. 20:54책 읽기 영화보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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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특수관계인이랄 수 있는, 이진경교수나, 주경철교수

이진경의 <굴뚝청소부 철학> 이것 꽤 재밌게, 부분 부분 몇번 읽었는데

그 제목의 출처가, 1800년 즈음 윌리암 블레이크였구나

이번에는 토마스 머튼, 정진석 역의 <칠층산>에서 발견했다

몇번 언급되길래, 어떤 시인인가 한번 봤다

깊은 내공의 분 같은데, 한편, 얼핏보니, anarchist 스타일 같기도 하다

원래 무정부주의와 순수주의는 같은 부류인지

순수한 사람이 잘 살았으면, 경제적으로도 윤책했으면 좋겠다

한번 뒤져 봤더니, 여기 훌륭한 블로거의 글이 있어서, 그대로 퍼왔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The Chimney Sweeper 해석

그대로

2020. 8. 4. 22:33

이웃추가

이 시는 영국의 시인이자 예술가인 윌리엄 블레이크 (William Blake, 1757-1827)가 쓴 시이다.

이시는 Song of Innocence 편에 속한다.

이 시를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아 사회 비판의 시로

이해 할 수 있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어린 아이들이 몇푼의 돈에 팔려

굴뚝 청소를 하다 다치거나 심지어 죽기도 했다고 한다.

벽난로의 굴뚝은 좁기에 몸집이 작은 어린아이들이 들어가 청소를 했다

그러므로 사회비판적 관점에서 이 시를 이해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당시의 굴뚝청소부에 대해서는 아래의 사이트를 참고하였다.

https://www.ctsweep.com/blog/top-sweep-stories/child-chimney-sweeps/

하지만 나는 좀 더 다른 관점으로 이 시를 이해하고자 한다.

이 시는 얼마전에 작고하셨지만 예전에 나의 지도교수 님 수업시간에 처음 접했다.

그때 두가지 의견이 나왔다.

한 가지 의견은 사회비판적 관점이고 다른 한 가지 관점은 순문학적 관점이랄까, 시 자체에 포커스를 맞춰

나어린 굴뚝 청소부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미래를 개척할려는 한다는 관점이었다.

결론은 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사회비판적 관점은 블레이크의 Song of Experience 편에 동명의 시가 있으니

그걸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 글에서는 후자의 관점으로 이 시를 한번 들여다보고자한다.

The Chimney Sweeper

When my mother died I was very young,

And my father sold me while yet my tongue

Could scarcely cry " 'weep! 'weep! 'weep! '!"

So your chimneys I sweep, and in soot I sleep.

There's little Tom Dacre, who cried when his head

That curled like a lamb's back, was shaved, so I said,

"Hush, Tom! never mind it, for when your head's bare,

You know that the soot cannot spoil your white hair."

And so he was quiet, and that very night,

As Tom was a sleeping he had such a sight!

That thousands of sweepers, Dick, Joe, Ned, and Jack,

Were all of them locked up in coffins of black;

And by came an Angel who had a bright key,

And he opened the coffins and set them all free;

Then down a green plain, leaping, laughing they run,

And wash in a river and shine in the Sun.

Then naked and white, all their bags left behind,

They rise upon clouds, and sport in the wind.

And the Angel told Tom, if he'd be a good boy,

He'd have God for his father and never want joy.

And so Tom awoke; and we rose in the dark

And got with our bags and our brushes to work.

Though the morning was cold, Tom was happy and warm;

So if all do their duty, they need not fear harm.

굴뚝 청소부

엄마는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죽었어요.

그리고 아빠는 저를 팔았어요. 제 혀가

'쓸! 쓸 ! 쓸! 쓸!'도 간신히 외칠수 있을 때요.

그래서 저는 여러분의 굴뚝을 청소하고, 검댐인채로 잠을 자요.

몸집이 작은 톰 대이카가 있었어요,

그는 양의 등처럼 곱슬거리는 머리가 밀렸을 때 울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에게, '쉿! 톰! 신경쓰지마.

머리카락이 없으면 검댕이 너의 흰 머리카락을 망칠 수 없다는 걸 알잖아.' 라고 말했어요.

그러자 그는 울음을 그쳤고, 바로 그 날 밤,

톰이 잠들어있을 때, 그는 놀라운 광경을 보았어요!

수천 명의 굴뚝 청소부들, 딕, 조, 네드 그리고 잭이

모두 검은 관 안에 갇혀 있었어요.

그리고 빛나는 열쇠를 가진 어떤 한 천사가 찾아와

관을 열고 그들을 자유롭게 해주었어요;

그러자 아이들은 푸른 들판아래로 달리며, 소리내어 웃고, 폴짝거렸어요.

그리고 강물에 몸을 씻었고, 햇볕을 받아 반짝였어요.

그러고 나서는 모두 가방은 뒤에 두고 벌거벗은 흰 몸으로,

구름위에 서서 바람 속에서 즐겁게 놀았어요;

그리고 그 천사가 톰에게 말했답니다. 만약 톰이 선량한 아이로 있으면

하느님을 아버지로 가질 것이며 즐거움에 부족함이 없을 거라고.

그리고 톰은 잠에서 깨어났어요. 우리는 어둠 속에서 일어나

가방과 솔을 챙겨 일하러 갔어요.

비록 아침은 추웠지만, 톰은 행복하고 푸근했어요;

각자가 자신들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 한다면, 해를 입을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시 해설>

<1연>에서는 화자인 I가 굴뚝 청소부가 된 상황과 처지가 나온다.

엄마는 일찍 돌아가시고 아빠는 말도 겨우하는 나를 주인 청소부(master sweeper)에게 팔았기에

나는 굴뚝청소부가 되었다.

weep도 겨우 외치다는 말은 원래 sweep(빗자루 등으로 쓸어서 청소한다), '쓸어요'를 외쳐서 굴뚝청소 주문을 받아야 하는데

너무 어려 구강구조가 발달하지 않아 sweep은 고사하고 weep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걸 의미한다.

<2연> 머리를 민 이유는 굴뚝의 검댕이를 청소할때 혹시 남아 있는 불씨가 머리카락에 옮겨 붙을까봐서다.

이른바 작업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화자가 탐에게 머리가 밀렸으니 검댕이로 더러워지거나 태워먹는거 보다는 더낫지않나하는

위로아닌 위로를 하자 톰이 울음을 그치고 조용해진다.

톰이 운 이유는 아마도 자신의 것을 빼앗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 여자아이인것기도 하다. 보통 아동일 경우 성별의 구분없이 he를 쓰기도 한다.

<3연>에서 갑자기 장면이 전환된다.

locked up in coffins of black은 아이들이 굴뚝 청소하다가 굴뚝안에 갖혀 죽게된다는 공포감을

나타낸 것이다.

아이가 갇혓을때 그 아이가 죽거나 혹은 구하러 간 아이와 갇혀있는 아이 둘 다 같이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니 다른 신체적 상해나 정신적인 피폐함도 극심했을 것이다.

<4>연에서는 더 본격적으로 전환된다.

난데없이 천사가 빛나는 키를 가지고 와서 아이들이 갇힌 그 관을 열어준다.

이 열쇠로 아이들을 자유롭게 풀어주니 아이들은 별천지의 풍경 속에서 즐거이 논다.

이걸로 볼때 이 키는 천국의 문을 여는 키로 봐도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베드로(St.Peter) 조각상이 오른손에 들고있는 골든키가 아닌가 싶다.

<5연>

보통은 아버지인 신이 어떤 소년이 맘에 들어서 아들로 삼는게 일반적일텐데

여기서는 꺼꾸로 소년이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인 신을 아버지로 삼는다.

단 조건은 톰의 성품이 good 이어야 한다는 것.

이것은 곧 톰과 아버지가 될 신의 속성이 똑같이 good이란걸 말하는 것이다.

이 성품의 코드가 맞아 부자관계가 되면 하느님 아버지의 보살핌과 축복이 이어질것이기에 기쁨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천사는 말하고 있다.

여기서 good을 그냥 우리가 회화체에서 쓰듯이 말 잘듣는 순종적인 착한의 의미는 아닌 것같다.

보통 우리가 인간은 선하냐, 악하냐 할때의 속성이나 혹은 본성에 관한 그런 근본적인 물음에 관한 이야기로

생각된다.

그래서 good이 악하거나 이기적이거나 하지 않고 어질고 겸손함을 뜻한다고 보아 선량한으로 우리말로 옮겻다.

<6연과 결론>

그렇게 톰은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깨고 늘 하듯이 도구를 챙겨 가혹한 노동이 기다리고 있는 일터로 간다.

그런데 한가지 예전과 다른 점은 톰이 행복한 마음으로 일하러 가는 것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 한다면, 해를 입을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나직한 다짐,

혹은 확신과 함께.

아마도 간밤에 있었던 여러일들이 계기가 되어 예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일하러 가는 것이다.

실제로는 어떨까?

비록 이런 확신 혹은 믿음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분명 톰 본인이나 혹은 다른 굴뚝 청소부 누군가는

적게나 크게 해를 입을 것이다. 현실성이 없는 말도 안되는 마음가짐이나 행동이라 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연을 아이러니로 보고 블레이크가 당시의 사회상을 꼬집어 비판했다는 의견도 틀린

이야기는 아닐것이다.

하지만 블레이크란 시인이 톰을 통하여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좀 다른 것일 것이다.

톰은 사회에서 철저하게 고립되고 무력한 존재인 약 6, 7세 가량의 굴뚝청소부이다.

블레이크가 주목한 것은 한마디로 노예노동자인 그가 다치거나 죽을지도 모르는 가혹한 노동인 굴뚝 청소를 소명, 혹은 해야만 할 의무로 받아들이는 그의 강한 마음, 혹은 각오가 아닐까.

duty는 신이 주신 소명, 혹은 책무를 뜻하는 것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우리식으로 해석하면 업이 될것이다.

업은 자신이 어떤 일을 천직으로 받아들이고 그 일을 숙명적으로 계속해가는 걸 의미한다.

이 자신의 일을 업으로 받이면 골병 들거나 다칠 위험이 있어도 하게된다.

전문직업인, 프로페셔날이 된다고나 할까.......

예를 한번 들어보자. 농사 짓는데 필요한 장비중에 잡초를 베는 예초기란 것이 있다.

그런데 이 예초기를 사용하다 아차하는 순간에 중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이 장비가 많이 좋아져 소위 안전사고의 위험이 많이 줄어 들었으나 언제나 사고의 위험은 존재한다.

이 시에서 말하듯이 harm을 입을 가능성이 늘 있고 실제로 그런 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도 듣곤한다.

이런 상황에서 예초기를 돌리려 나갈때는 자신의 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이 시를 시 자체에 포커스를 맞춰 해석을 해보았다.

이 시를 해석하는 와중에 블레이크의 <순수, Inoncence>의 개념이 좀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이 블레이크의 순수란건 아마도 소위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이 일을 해야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철학적인 물음과 관련이 있을 성싶다.

그리고 세가지 정도 보완해야할 부분도 발견된다.

<밝은 키>가 크리스천 전통에 속하는 상징인지, 아니면 비크리스천 전통의 상징인지,

이 시에서 중첩 되어있는 재탄생의 이미지,

이 시는 신탁의 의미나 구조를 가지고 있는게 아닌지,

이 세가지 정도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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