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러 나가다, 조지 오웰, 1938, 이한중 역 2011

2024. 3. 4. 14:44책 읽기 영화보기 등

728x90
반응형
 
 

워낙 와닿아서인가, 경황중에도 다 읽게 된다

1970년생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 역자도 인상적이다

  • 저자의 책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니 참으로 인사이트가 넘치는 책이 결과적으로 계발되어서 소개된 셈
  • 원래는 '카탈로니아 찬가'를 소개받고 일단 찾아보니 알릴레오에서 잘 소개되어 있어서, 이를 계기로 조지 오웰을 좀 알게 되었고
  • 우연히 들른 도서관에서 보이는 2011년 번역된 본서,

내용도 좋거니와 제목도 잘 지은 것 같다 싶다

coming out for air, 물고기가 숨을 참고서도 오랜 시간 물속에서 헤엄칠수는 있지만, 중간 중간 숨을 보충하거나 신선한 공기를 흡입하기 위해 쉼쉬러 가기

  • 가장 깊은 인상 내지는 변화는, 이제는 비로서 100년전의 정황에 대한 피부로 느껴지는 게 있다. 1938년이라니까, 1920년대 세계 대호황을 1929년 대불황으로 마무리하게 되는 한 매듭, 특히 제 1차 세계대전이 1914년~1918년 벌어지면서 세계의 기반이 흔들리고 바뀔수 있음을, 그래서 전전 세계와 전후세계라는 말이 나왔는데, 그 시대 연표같은게 얼추 100년전이라서, 얼추 외워지기도 하고 실감도 난다
  • 그 당시 한국은 여전히 미개한 상태에서 일본의 점령으로 식민지 계발이 벌어지던 형국이었고, 그러면서 조지 오웰이 말하듯이, 그래도 영국에 점령당하면 다른데에 그런 것보다는 행운이 아닌가라는 선진국들의 의식, 그 높은 장벽은 전세계적이었던 상황. 그때 우리에게도 세계적 흐름에 편입된 흐름은 있었을터. 채만식의 미곡투기시장 (군산)이 잘 그려져 있는 탁류는 물론이고, 1944년 해방 직전에 대부분 변절하게 되는 이광수 등의 모습들, 지금 돌아보면 반세기가까이 지속된 일본의 득세에서도 지조를 지키다가, 40여년 정도 지나면 불가피하게 변화되는건 어쩌면 누구든 탓하기 어려웠을것 같은데. 우리 나라의 근세사가 식민지 점령이라는 특수한 상황 내지는, 현 권력 및 뿌리깊은 이해관계 세력들이 그 당시를 민낯으로 드러내지 않게 유도하는 바람에 우리는 정작 우리네 1900~1945년 긴 반세기를 잘 모른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조지 오웰의 버마에서 (1934), 그리고 금번 도서 (1938)에서 간접적으로 인도, 버마 등의 현지 경험 이야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우리나라의 근세사를 추론 내지 연결해 보는 의미도 느껴진다

  • 주택금융조합은 아마 현대의 가장 영악한 사기집단일 것
  • 우리들에게, 자신들은 범속한 무리에 속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 나는 속되고 둔감하며, 환경에 잘 적응하는 사람. 이 세상 어디든 커미션 받는 거래가 있고, 낯이 두껍고 섬세한 감정이 부족한 치들에게 적격인 벌이가 있는 한, 나같은 사람은 그일을 할 것이다
  • 예언자적 기분. 몽유병자들만 나다니는 도시에서 나만 깨어있는 사람인듯했다. 물론 그건 착각이다. 그들 엿기 나에 대해 같은 생각을 할것이고, 이세상엔 동시에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항상 100만명은 있는 것이다
  • 그 시절 우리가먹던 그 많은 종류의 사탕들은 이제 사라져 버렸다. 1970년대 한국은 그때보다도 사탕의 종류가 더 적었었다만
  • 작고 잔인한 괴물들, 어린 아이들
  • 사는게 그런 까닭이다. 우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걸 하며 살지 못한다. 늘 일만 하기때문에 그런건 아니다. 농장 막일꾼이나 유대인 재단사도 늘 일만 하는건 아니다. 우리를 끊임없이 이런 저런 백치 같은 짓만 하도록 내모는 악마가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이다. 가치 있는 중요한 일 말고는 무엇이든 할 시간이 있는 것
  • '책공부'에 취미; 묘한 분별기준, 어른들의 아이에 대한
  • 대형 소매 종자상이 로어빈필드에까지 촉수를 들이밀어, 흡수한다. 아버지 젊은 시절에는 그런 일이 없었던 것
  • 두 분은 조(형)이 작은 시골타운에서 점잖고 반듯하게 살 마음이 없었고, 빈둥거리며 싸움과 여자를 밝히며 살고 싶었기 때문에 집을 나간것임을 이해하지 못하다. 혈육이지만 떨어지게 되는 불가피한 사실도 있다 싶다
  • 서두를 것 없고 두려울 것 없던 그 느낌. 1913년, 그 평온함, 초록빛 물. 그 쇼ㅣ절 사람들에겐 지금 우리에겐 없는 무언가가 있었던 듯. 그들은 미래를 공포스러운 무엇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것. 안정감. 실제로는 생활이 불편햇더라도, 계속 이어진다는 느낌
  • 생존자는 19명인데, 구명튜브는 14개밖에 없는 난파선의 느낌. 남한테서 빼앗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리라는 느낌. 내 자리를 노리는 누군가가 반드시 있다
  • 사립기숙학교와 대학을 나온 이런 사내들이 죽는 날까지 소년같아 보이는걸 보면 참 희한. 포티어스의 말소린 너무나 평화롭고 너무나 옥스퍼드적이었던 것. 히틀러에게 관심도 주지 않고, 그저 그리스만 되새기는
  • 하지만 우리에겐 익숙하던 옛시절이 뿌리부터 잘려나가고 있다는걸 감지. 언제까지나 학창시절에 사로잡혀 있고 평생 모교 언저리를 맴돌고, 라틴어나 그리스어나 시의 파편들로부터 헤어나지 못하는 옥스포드 출신들. 학식이 풍부하고 취향이 고상한 그이지만 변화를 도무지 받아들이지 못한다.
  • 사람마음, 갑자기 훽훽 변한다. 한동안 지소괴는 감정 같은건 없다.
  • 어릴 적 내 눈에는 마흔이 넘은 사람들은 전부 늙은이로 보였는데.
  • 대도시 교외가 화산처럼 폭발하며서 시골이던 곳이 묻혀 버린 것. 어디든 조그만 땅덩이라도 사들일 수 잇는 곳이며 몇채씩 부려놓듯 여기 저기 집을 지어 놓았고, 이어진 임시 진입로가 있었다
  • 도시 근교에 있는 반쯤 벗은 젊은 바보들, 축음기의 소음
  • 이제 과거로 돌아간다는건 부질없음 알겠다. 소년 시절 추억의 장소에 다시 가본들 무슨 소용. 그런건 존재하지도 않는다., 숨쉬러 나가다니. 숨쉴 공기가 없는데
  • 현대는 얼마나 복잡다단한 사회인가. 그들 각자의 삶은 또 얼마나 개인적인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