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휴와 침묵의 제국, 이덕일, 2011

2024. 6. 17. 13:18책 읽기 영화보기 등

반응형
 
 

이제서야 읽게 된게 아쉽다

가장 현실적인 기술인데,

지금까지의 책들은 대부분, 위인전 스타일

공맹의 주장과 같이, 삶의 디테일들이 희생된채, 주장으로 끈이 이어기기만 할뿐이라는 지난 세월에 대한 허탈감까지 들 정도였다

윤휴, 눈에 띠었던 건 1600년대 특히 숙종 시기와 같이 꽤 집권시기는 길었는데

기껏해야 드라마 장희빈의 왕이라는 것 정도만 알려졌던 것, 뭔가 잊혀진 시기에 대한 아쉬움으로 채우고자 보게 되었다

윤휴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당연히 아무런 사전지식은 없었다

단지, 사색당파로 어지럽기만 했다는 조선조에서

윤휴는 당대를 풍미했던 송시열에 반기를 들었다는, 감히, 그런 지적에 대해 호기심으로 들었던 책이다.

물론 소설책이니, 가벼운 맘으로 보게도 되었고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정말 작자 이덕일이라는 사람의 대단함이 느껴진다

첫째, 이야기 전개의 주된 소재들처럼, 대화 내용이 의미있어 보인다

율곡 성학집요나 퇴계의 사상등이 머나먼 고대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과는 달리, 일단 왕에 대한 상소문, 그리고 이를 스크린하는 관료들의 힘의 다이나믹스, 때로는 아예 상소를 차단하기도 하고, 미리 준비된, 사전에 입맞춘 그런 이해관계 반영된 주장들이 소개되는데, 그런게 바로 실제 상황인 것 같다. 여태까지 위인 어떤 이가,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예컨데 원균이란 반대자에도 불구하고 배 3척밖에 없어도 수군 기적을 일군 이순신 이야기 등, 그런 식의 마치 초등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한 듯한 이야기 전개와는 결이 아예 다르다. 이런걸 이번에야 보게 되다니, 독자인 나도 꽤나 늦구나 싶기도 하다

둘째, 남인인지 서인인지 분간이 안가고 참 삶의 디테일에 강하다는 허적, 그이가 아마도 청주/충주 허씨라면, 그래서 충주 소태면에 허적의 사당이 있는 것 같은데, 그이 마저도 숙종의 거세 결행에 윤휴와 같은 청남보다 탁남이 허적 영상이 먼저 사사당하는걸 보면, 대세는 어찌 거를 수가 없다 싶다

그리고 아마도 괜시리 이렇게 역사에 남을 상소를 하거나 의사결정과정에 이름을 남기는게, 종종 죽음과도 연결되는 것이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런 점에서 현대 정치는, 맨날 싸우고, 유치해 보여도, 그래도 사람들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지는 않는 점에서 그래 이런 민주주의, 자유주의가 훨씬 개선된 좋은 제도라는 느낌이 든다. 조선조까지만 해도, 그래서 '침묵의 제국'이 되었겠지만, 아예 끽소리 못하도록 분위기가 형성되었던 것 같다

세째, 숙종도 본인의 재위를 안정화시키는게 최우선이었던 모양이다. 그에게는 앞서 북인들을 등요하면서 정말로 민생들을 위하고, 청과 명을 상대로 실리외교를 이었던 위대한 광해군이란 왕이 인조반정, 결국 서인들과 손잡은 쿠데타에 실각한 광해군 군와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강하게 자리잡았기에, 5년정도는 윤휴같은 이를 등용하여 겉으로는 북벌을 하느니, 군역의 불합리함을 바로 잡는 등 민생정책을 피다가, 결국 오삼계의 전란이 사라지는 때쯤, 국내에서도 남인들을 제거하면서 기존 서인들, 왕에게 쿠데카을 일으킬만한 세력과는 손을 잡는 결행을 하게 되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얼핏 장희빈이란 여인의 이야기를 오히려 전면에 부각시키면서 본인의 SURVIVAL 스토리의 궁색한 부분은 감추는 것 같다 싶다. 경신난 등 정치 지형의 힘의 균형을 바꾸는 결행은 사실 이번에야 알게 될 정도로 당시 1600년대는 숨겨진 시대엿던 ㄷ것 같다

그리고, 이덕일 작자가 결론 짓듯이, 이도 저도 아닌 처세가로서 허적 영상이 먼저 죽고, 바로 이어서 윤휴를 죽임으로까지 가게 하면서 바야흐르 서인이 다시 재집권하면서, 이것이 노론으로 이어지면서, 이것이 시대의 영향력으로 일제시대까지 이어지는 정권, 권력의 이어짐으로 된다는 것

북벌이나 탕평/민생정책 등은 모두 언제든지 말로만 외치어 지는 것일뿐, 모두가 붕당, 사제지간 등의 이해관계의 연계가 가장 중요했던 조선 역사의 한획을 이번에 소설로 보여준 것 같다 싶다

728x90
반응형